(칼럼)범법 외국인에게도 인도적 사유가 인정될까? 출입국 처분의 비교형량 기준
최종 수정일: 10월 5일

범법 이력이 있어도, 인도적 사유는 검토 대상입니다.
안녕하세요. 행정사사무소 아우름 대표행정사 김성국입니다.
외국인에게 범법 이력이 생기면 형사처벌과 함께 국내 체류 문제를 살펴야 합니다. 벌금을 납부하고 사건을 마쳤더라도 출입국 심사가 남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가족과 떨어져 출국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법을 위반한 외국인에게도 인도적 사유를 주장할 여지가 있을까요?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족이 있다는 사실, 병원에 다닌다는 사실을 나열하는 데서 끝나면 설득력이 약합니다. 출국조치가 필요한 이유와 그 조치로 발생할 구체적인 불이익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저는 이 문제를 검토할 때 ‘왜 이 사람에게 국내 체류가 필요한가’와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출국시켜야 할 위험이 무엇인가’를 같이 봅니다. 어느 한쪽을 빼고 설명하면 심사에서 문제가 되는 지점을 제대로 짚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출입국 사범심사와 출국조치에서의 인도적 고려를 다룹니다. 난민법상 인도적체류자 지위와는 구분되는 논의입니다.
1. 출입국지침의 인도적 고려에는 어떤 근거가 있을까요?
공개된 행정심판 재결에서도 법무부의 사범심사 기준과 인도적 고려에 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5년 2월 11일 재결된 출국명령 취소 사건(2024-19149)에는 법무부의 「벌금형 확정 외국인 심사결정 기준」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그 재결에 인용된 기준은 일정한 출국조치 기준에 해당하더라도 국민의 배우자 등 체류자격과 인도적 배려의 필요성을 살펴 체류허용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범법 사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개별 사정에 대한 검토가 끝나는 구조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위 재결에 인용된 지침은 2021년 7월 16일 기준입니다. 이를 현재 내부지침 전체와 동일하다고 보거나, 당시의 벌금 액수를 오늘의 일률적인 허용·퇴거 기준으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인도적 사유가 내부지침에 적힌 경우에만 의미를 갖는 것도 아닙니다. 행정기본법 제10조의 비례원칙은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인지, 필요한 최소한도인지, 개인에게 주는 불이익이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지나치게 크지는 않은지를 요구합니다.
지침은 심사의 기준을 구체화하는 자료이고, 실제 처분은 법령과 비례원칙에 맞아야 합니다. 따라서 지침의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작업과 함께, 이 사건에서 출국조치가 왜 필요하거나 과도한지를 설명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2. 비교형량은 사유의 개수를 세는 일이 아닙니다

비교형량은 서로 충돌하는 이익을 구체적으로 비교해 판단하는 것입니다. 가족, 직장, 질병, 장기체류 사유를 네 가지 제시했다고 해서 사유가 두 개인 사람보다 유리해지는 방식이 아닙니다.
① 출국조치로 보호하려는 공익
범행이 얼마나 중대한지,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같은 문제가 반복되었는지, 앞으로의 위험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합니다. 범죄명뿐 아니라 판결문이나 처분서에 나타난 실제 행위와 가담 정도를 읽어야 합니다.
② 출국으로 발생할 구체적인 불이익
본인의 생활 불편뿐 아니라 배우자와 자녀, 실제로 돌봄을 받는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도 살펴봅니다. 그 불이익이 얼마나 심각하고 오래 지속되는지, 다른 사람이 대신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줄일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③ 덜 침해적인 방법의 가능성
요청하는 체류의 목적과 기간을 분명히 하고, 해당 절차에서 법적으로 허용되는 다른 조치로도 공익을 지킬 수 있는지 검토합니다. 필요한 치료를 마칠 때까지의 시간인지, 미성년 자녀를 계속 양육해야 하는 사정인지에 따라 주장과 자료가 달라집니다.
체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위험을 어떻게 줄일지도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반성문만 제출하고 재범 위험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 가장 중요한 반대 사유를 그대로 남겨 두는 셈입니다.
3. 벌금 액수보다 먼저 확인할 형사사건의 내용
벌금 액수와 형의 종류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다만 같은 액수의 벌금이라도 고의와 과실, 직접 실행과 부수적 가담, 피해 발생 여부와 회복 정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반복된 범행인지, 오랜 기간 다른 위반 없이 생활해 왔는지도 구별해야 합니다.
현재 수사 중인지,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지, 판결이 확정되었는지도 정확히 표시해야 합니다.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과 유죄가 확정되었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출입국 제출서류에서도 확인된 사실과 다투고 있는 사실을 섞어 쓰지 않아야 합니다.
재범방지는 앞으로 조심하겠다는 문장보다 이미 실행한 행동으로 보여주는 편이 낫습니다. 사건의 원인에 맞는 치료나 교육을 받고 있는지, 피해회복을 위해 무엇을 이행했는지, 생활환경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등을 자료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가족관계가 언제나 유리한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가족이 범죄 피해자인 사건이라면 가족의 결합을 주장하기에 앞서 피해자의 안전과 의사를 살펴야 합니다. 보호해야 할 가족의 이익이 누구의 이익인지부터 정확해야 합니다.
4. 가족·치료 사유는 어디까지 구체화해야 할까요?
① 배우자와 자녀 — 관계의 존재에서 실제 생활로
혼인관계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는 관계를 확인하는 출발점입니다. 실제 동거와 부양이 이루어지는지, 누가 아이를 등하원시키고 병원에 데려가는지, 다른 보호자가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특히 미성년 자녀는 부모의 선처를 위한 부속 사유로만 다뤄서는 안 됩니다. 아동권리협약 제3조가 요구하는 아동 최선의 이익을 고려하려면, 부모의 출국이 그 아이의 양육·교육·치료와 정서적 안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독립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가족이 함께 해외로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도 실제 가능성을 따져 보아야 합니다. 자녀의 언어, 학교생활, 치료의 연속성, 다른 부모의 직업과 돌봄 사정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함께 출국하면 된다고 정리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국내에 남아야 할 이유가 막연하다면 그 부분 역시 보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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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건강과 치료 — 병명보다 치료 중단의 결과
진단서에 병명이 적혀 있다는 사실만으로 국내 체류 필요성이 충분히 설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필요한 치료, 예상 기간, 치료를 중단하거나 이동했을 때의 위험, 귀국 후 치료를 이어갈 현실적인 여건을 살펴야 합니다.
의학적 판단은 담당 의료진의 소견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본국에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막연하게 적을 일이 아닙니다. 필요한 치료의 제공 여부와 실제 접근 가능성, 비용과 돌봄 여건 등을 확인해 왜 지금 출국하면 중대한 문제가 생기는지 설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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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국내 생활기반과 권리구제 — 오래 살았다는 말의 다음 단계
장기간의 적법한 체류, 꾸준한 근로와 납세, 실질적인 부양관계는 국내 생활기반을 보여주는 자료가 됩니다. 다만 체류기간의 길이만 내세우기보다 그동안 어떤 관계가 형성되었고, 출국으로 누구에게 어떤 손실이 발생하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소송이나 피해회복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에도 소장 한 장만으로 체류 필요성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절차의 진행 단계, 직접 출석이 필요한 사정, 대리인을 통한 진행 가능성, 필요한 기간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소송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체류가 보장된다는 식의 접근은 곤란합니다.
5. 공개 재결과 판결에서는 무엇을 보았을까요?
① 음주운전 벌금형과 가족·생활기반을 함께 본 재결
앞서 소개한 2024-19149 재결은 음주운전으로 벌금 500만 원을 받은 외국인에 대한 출국명령을 취소한 사례입니다. 재결은 인적·물적 피해가 없었던 점, 벌금 납부, 이전 체류 중 다른 범죄·위반이 없었던 사정, 근로관계와 국내 배우자·어린 자녀 등 여러 요소를 함께 판단했습니다.
이를 ‘벌금 500만 원까지 괜찮다’거나 ‘자녀가 있으면 취소된다’는 결론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같은 범죄명과 같은 벌금이라도 반복성이나 피해, 실제 가족생활이 다르면 비교할 이익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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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위반 경위와 실제 혼인생활을 살핀 판결
인천지방법원 2015구합50805 판결에서도 출국명령의 비례성이 문제 되었습니다. 법원은 업무상과실장물보관 혐의에 대한 기소유예와 농지법 위반 벌금형의 구체적 경위, 국내 사업활동, 한국인 배우자와의 실제 혼인생활 등을 살펴 출국명령을 취소했습니다.
두 사례에서 읽어야 할 부분은 결과만이 아닙니다. 어떤 위반이 있었고, 어떤 생활관계가 확인되었으며, 왜 그 사정들이 처분의 적정성 판단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읽어야 현재 사건에 필요한 자료도 보입니다.
위 두 사례는 판단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소개한 공개 재결·판결입니다. 아우름의 수임 사례가 아닙니다.
6. 사유서와 입증자료는 이렇게 연결해야 합니다

사유서를 길게 쓴다고 개별 사정이 명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사실관계 → 확인 자료 → 출국 시 불이익 → 요청하는 조치가 이어지도록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실제 양육을 담당하고 있다는 주장에는 가족관계 자료와 함께 양육의 분담, 배우자의 근무·건강 상태, 아이의 학교나 치료 일정 등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신청인이 출국하면 어떤 돌봄 공백이 생기고 대체가 왜 어려운지 설명합니다.
치료 사유라면 의료진의 소견과 치료계획을 통해 필요한 기간과 중단 위험을 특정합니다. 재범방지를 주장한다면 교육·상담 이수, 치료 지속, 피해회복 이행 등 실제 행동을 보여줍니다. 자료가 뒷받침하지 못하는 부분은 단정해서 쓰지 않아야 합니다.
불리한 사실을 빼고 유리한 사정만 모으는 방식은 피해야 합니다. 수사·재판 자료, 출입국 기록, 제출한 진술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먼저 확인하고 설명해야 합니다. 인도적 사유를 설득하려면 사유서 전체의 신뢰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7. 같은 인도적 사유라도 요청할 처분은 다릅니다
사범심사에서 체류허용을 요청하는 것, 강제퇴거명령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 보호 중 일시해제를 요청하는 것은 목적과 효과가 다릅니다. 우선 현재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무엇을 바꾸거나 확보해야 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① 특별체류허가는 적용되는 절차부터 확인
출입국관리법 제61조는 강제퇴거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을 법무부장관이 심사하는 과정에서, 이의신청이 이유 없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체류를 허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체류기간과 조건을 붙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모든 외국인이 같은 방식으로 신청하는 일반적인 인도적 비자와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② 보호일시해제와 체류허용은 효과를 구분
출입국관리법 제65조의 보호일시해제는 보호 상태를 일시적으로 해제하는 제도입니다. 관서장의 직권 검토와 외국인보호위원회에 대한 신청 등 해당 경로를 검토하며, 보증금이나 주거 제한 등의 조건이 붙을 수 있습니다.
보호일시해제가 되었다고 강제퇴거명령이 자동 취소되거나 국내 체류자격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치료나 가족 사정으로 일시해제가 필요한 문제와, 최종적으로 국내에 계속 체류할 수 있는 문제를 나누어 준비해야 합니다.
8. 형사사건과 출입국 절차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범죄의 종류와 구체적 내용, 형사처벌의 수위는 출입국 처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사사건이 함께 있다면 변호사 상담을 병행하여 형사 대응과 출입국 대응이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아우름은 여러 업무를 변호사와 함께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형사사건의 대응과 소송은 변호사와 검토하고, 출입국 절차에 필요한 사실관계와 행정서류 준비는 각 업무 범위에 맞게 연결하여 진행합니다.
저는 인도적 사유를 검토하면서 범법 사실의 무게를 줄여 쓰는 것도, 가족과 치료 사정을 형식적인 선처 사유로 취급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범행의 위험은 정확히 평가하고, 처분으로 생길 피해 역시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합니다.
국내 체류를 요청할 이유가 있다면 그 이유가 실제 생활과 자료에서 확인되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아우름은 현재 처분 단계와 사건 기록을 먼저 확인하고, 피보호자와 가족의 상황에 맞는 절차와 입증 방향을 함께 정리하겠습니다.
검토 기준일: 2026. 10. 3. | 법령 및 공개 재결·판결은 본문에 연결한 원문을 기준으로 검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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